2023 연말 규슈 여행
규슈 북부 여행을 갔다왔다. 6년 전에도 그랬듯 지금이 아니면 또 길게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 같아서. 가야지 가야지 생각만 하다가 9일날 계획 짜고 티켓 구매해서 10일날 출국했다.
원래는 도쿄 근교를 가려고 했었다. 시간을 최대 일주일정도 낼 수 있으니 가까운 일본으로 가고 싶었고 수도인 도쿄를 가려고 했었다. 그래서 도쿄 근교 여행기를 담은 책도 샀었다. 그렇게 도쿄 근교를 위주로 여행지를 찾던 도중 가고 싶은 곳이 생겼는데 그곳이 히토요시였다. 요즘 (아이유가 추천했던) 〈나츠메 우인장〉 시리즈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히토요시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들이 많이 있어서 성지순례 장소들이 있었다. 목적 없이 떠나는 여행보다 재미있을 것 같았다. 문제가 있다면 도쿄에서 거리가 있다는 점. 어차피 도쿄 근처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도 없었던지라 히토요시가 있는 구마모토 주변을 여행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역시나 인터넷 검색과 함께 여행기를 담은 책을 찾아봤다. 박탄호, 〈일본 소도시 여행〉에서 규슈를 소개하는 장을 참고했다. 그 중 옛날에 여행했던 베네치아를 떠오르게 만들었던 야나가와가 마음에 들어왔다. 그렇게 지도에서 히토요시와 야나가와를 찍었다. 또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일본에 가면 고양이 섬을 가보고 싶었다. 마침 기타큐슈에 아이노 섬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 고양이가 많다고 한다. 그렇게 기타큐슈를 목록에 추가했다. 그리고 각 여행지를 이동하면서 어치게 되는 후쿠오카시와 구마모토시를 마지막으로 추가했다.
기타큐슈 IN, 구마모토 OUT으로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고 묵을 곳을 차례로 예매했다. 순탄한듯 했지만 중간에 작은 난관에 봉착해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이 기억난다. 2020년의 큰 수해로 히토요시에 가는 기차편이 운행 중단 상태였던 것이다. 그래서 히토요시를 가려면 기차와 버스, 고속버스를 갈아타야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면서 고속버스를 타는 것이 부담됐었다. 버스편이 많은 것도 아니라 중간에 연착되거나 길을 헤맨다면 곤란해지니까. 고민한 시간에 비해 결정은 싱겁게 해버렸는데 히토요시에서 환불 불가능한 숙소를 먼저 예약해버려서 그냥 가기로 결정했다. 대신 지도를 열심히 예습해두고 fallback 플랜을 세워뒀다.
🔗 Day 1
계획없이 기타큐슈 여행하는 날. Mojikō 역과 그 주변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역과 그 근방은 레트로 컨셉으로 꾸며있었다. 그보다 외곽은 한적히 산책하기 좋았다. 오래된 도서관도 슬쩍 들어가봤다.
한동안 집 밖에 오래 나갈 일이 없어서 별 신경 안쓰고 살았는데 휴대폰 배터리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원래 맥북을 보조배터리삼아 간간히 충전하면 되겠거니 했는데 내 휴대폰은 시도때도 없이 밥을 요구했다. 그래서 돈키호테에서 보조배터리를 샀다.
저녁은 탐욕의 이치란 라멘. 토핑을 많이 넣으면 맛이 더 깊어진다고 해서 이것저것 많이 넣어 먹었다.
🔗 Day 2
원래 아이노 섬을 가려고 계획했던 날이다. 아침에 입항해야 적당히 구경하고 다시 섬에서 나올 수 있어서 2일차에 계획했었다. 그런데 웬걸, 비가 와버렸다. 배편도 걱정되고 비가 오니 고양이도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깔끔하게 포기해버렸다. 대신 후쿠오카로 일찍 이동했다.
후쿠오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신사가 있다고 해서 그리로 이동했다.
🔗 Day 3
야나가와.
뱃놀이와 뱃놀이 후 먹는 장어찜 말고는 계획한 게 없었다.
뱃놀이를 마치고 장어 편백나무찜을 먹었다.
체크인 전까지 시간이 많이 떴다. 수로 근처에 산책하기 좋은 길이 있어서 뱃놀이 했던 길을 되짚어다니다가 카페에서 간식과 함께 목을 축였다.
팥죽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팥죽은 식사로 먹는데 젠자이는 디저트에 가까워보였다.
🔗 Day 4-5
히토요시 여행기는 다음 글로 나눈다.
🔗 Day 6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원래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법도 한데 복구하는 과정을 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다행히 천수각은 복구가 되어 구경할 수 있었다. 복구하면서 내부 구조물엔 내진설계를 적용해서 다시 지진이 나도 관람객은 안전하다고 한다. 정말 옛날 건물과 현대 기술의 복합체 같아서 신기했달까,,
천수각에 올라갔더니 운좋게 공연 시간과 맞아서 위에서 공연도 보았다.